(현은지 기자) 오픈AI가 챗GPT를 선보인 것은 불과 1년 여 전인 2022년 11월이다. 그 사이 인공지능 기술은 하루가 멀다 하고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2024년 2월 15일에는 간단한 대화형 명령어로 쉽게 동영상을 만들어 주는 소라(Sora) 서비스를 발표해 광고, 미디어, 영화 업계가 술렁였다. 이런 상황에서는 시시각각 움직이는 기술적, 사회적, 제도적 변화를 따라가며 유연하게 방향 전환을 해야 한다. 생성형 AI는 3년 내외의 가까운 미래에 어떻게 비즈니스에 적용되고 어떻게 시장을 바꿀 것인가.

영화 '아이언맨'에 등장한 인공지능 '자비스'
영화 '아이언맨'에 등장한 인공지능 '자비스'

고도화 된 ‘버티컬 서비스’ 영역에서 진가 발휘

인공지능 사회의 도래를 논의할 때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고 우려하는 것은 "인간 수준의 인공지능이 출현할 수 있는가, 있다면 그 시점은 언제인가?"라는 점이다. 인간 수준으로 사고하는 인공지능을 범용 인공지능(AGI,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이라고 한다.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할 9000'이나 <아이언맨>의 '자비스'처럼 주어진 상황에서 학습과 판단, 창작을 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가리킨다. 전문가들은 인간 수준의 생성형 AI가 2061년이 되기 전 출현할 가능성은 50%, 100년 이내에 출현할 가능성은 90%에 이른다고 내다본다. 그렇다면 가까운 미래, 특히 2024년 생성형 AI는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챗GPT 출시 이후, 많은 이용자들이 오픈AI 사이트에 접속해 "OO을 해줘"라는 명령어를 입력하며 챗GPT가 내놓는 답변에 놀라거나 실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인공지능 서비스의 진가는 사람들이 각 영역에서 사용하는 기존의 다양한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에 접목되는 ‘버티컬 서비스'에서 발휘될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유통과 금융, 여행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해 기존의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것이다.

챗GPT 플러그인 서비스
챗GPT 플러그인 서비스

챗GPT API·플러그인으로 활용 범위 확대

오픈AI는 일반화된 챗GPT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해당 기능의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도 함께 공개했다. API는 각 분야의 개발자들이 특정 서비스나 앱에서 해당 기능을 쉽게 가져다 쓸 수 있도록 모아 놓은 함수들이다. 오픈AI가 API를 공개했다는 것은 모든 서비스에 챗GPT 기능을 접목해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 챗GPT에 사용자가 자신의 웹사이트나 소프트웨어를 연결하고 여기서 제공받은 데이터로 정보를 검색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를 '챗GPT 플러그인'이라고 한다. 마치 플러그를 콘센트에 꽂고 뺄 수 있듯이 부가 기능을 간단히 사용할 수 있어서 ‘플러그인’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플러그인은 소비자가 웹브라우저 안에서 부가 기능을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챗GPT 플러그인을 사용하는 기업은 1천 곳을 넘어섰으며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챗GPT 플러그인은 서비스 산업에서 업무 자동화, 효율성 향상, 고객경험 개선 등을 혁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2024년 기존에 제공되던 다양한 서비스가 생성형 AI 기술을 접목해 더욱 사용하기 편리한 방향으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최종 사용자가 직접 챗GPT나 바드 같은 인공지능 서비스에 접속하지 않더라도, 컴퓨터나 스마트폰의 앱을 사용하는 중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인공지능 서비스를 사용하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인공지능을 적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들이 소개되고 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규제보다 프롬프트 엔지니어 관점의 대비책 필요

다른 기술과 달리, 사람들이 인공지능 발전을 두렵게 바라보는 것은 언젠가는 기술이 인간을 앞설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SF영화에서처럼 인공지능이 인간을 없애려 전쟁을 일으키는 상황까지 가정하지 않더라도, "결국 기계가 인간을 대체하지 않을까?", "인간다움의 가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하는 막연한 두려움이 그 어느 때보다도 커진 것도 사실이다. 생성형 AI의 등장은 "이제 내가 인공지능보다 잘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하는 발등의 불처럼 실존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인공지능이 사람을 위한 효율적인 보조 역할을 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있지만, 우리의 낙관론과 비관론에 상관없이 인공지능의 시대는 눈 앞에 성큼 다가와 있다. 일부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지만, 이는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 시기를 잠시 늦출 뿐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자동차가 발명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사고를 염려하면서 영국에서는 자동차 앞에 붉은 깃발을 꽂은 마차가 먼저 달리도록 하는 소위 ‘붉은깃발법’을 제정했다. 이 같은 규제는 결국 자동차를 발명한 영국이 자동차산업 발전에서 독일이나 미국에 추월 당하는 결과를 낳았을 뿐이다.

지금 우리 사회가 할 일은 앞으로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 방향을 예측하고 그에 맞춰 프롬프트 엔지니어 관점에서 사회적, 조직적, 개인적 대비책을 수립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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