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형 기자) 여성의 일 을 주제로 한 8인의 기획 전시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 방법 전이 3월12일 부터 6월 9일(일)까지 수원시립미술관 전시실 2, 3, 5(프로젝트룸)에서 개최된다.

우수하고 참신한 작가들의 발굴 과 범 세계적 작품을 기획해온 수원시립미술관(관장 홍건표) 의 이번 전시회는, 여성과 일해온 이들을 향해, 삶을 위해 헌신했고, 앞으로도 헌신해 나갈 당신들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 는 뜻으로 존경과 사랑의 메시지를 담아 여자들의 일이 과연 우리사회에 정당한 인정을 받아왔는가 에 대한 질문과 함께 한다.

총 8명의 작가가 참여해 여성의 일과 관련한 작품을 소개하고 또한 1960~1990년대의 유물과 자료를 함께 하는 이번전시회에서 카위타 바타나얀쿠르(태국), 후이팅(대만) 강용석, 권용주는 식민시기 및 급속한 산업화를 겪은 동아시아 여성들의 삶과 노동을 조망하는 작품들을 출품한다.

작품들은 역사적, 사회적 맥락에서 여성의 노동이 어떠한 양상을 지니는지 드러낸다. 임흥순은 한국 사회가 남성과 여성에게 각기 다른 성 역할을 수행하도록 요구했음을 밝힌다. 

현실과 환상의 몽환적인 회화 작업을 선보이는 독일 출생 작가 로사 로이(Rosa Loy)는 <밤이 오기 전에>(2022), <변신>(2022), <겨울을 위한 포장>(2022), <지구의 소리>(2013)를 소개한다. 

작품에서 항상 자신의 삶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영위하는 여성들은 서로 돕고 연대하는 여성들로 작가가 추구하고 동경하는 이상적인 여성상이다.

사진,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사회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의 서사를 담아온 작가 임흥순은 작가의 어머니와 아버지의 젊은 시절을 촬영한 기념사진과 가족사진을 찍으러 모인 3대 가족을 기록한 영상을 병치한 미디어 작품 <추억록>(2003)을 선보인다. 가족 구성원들의 부자연스럽고 어색한 모습이 담긴 사진들에서 한국 근현대사가 남긴 억압과 폭력의 트라우마를 발견한다.

한국 사회와 한국인의 의식을 사회‧역사적으로 고찰한 다큐멘터리 사진 작업을 이어온 작가 강용석은 미군 부대가 위치했던 동두천 기지촌에서 일했던 접객원들을 담은 사진 연작 <동두천 기념사진>(1984)을 통해 한국전쟁 이후 강대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약소국 여성들의 현실을 보여준다.

대만 작가 후이팅(Hou I-Ting)은 사진과 영상을 주 매체로 사회경제 체제하의 노동 환경을 심도 있게 고찰한다. 공장 직원들의 인터뷰로 구성된 영상 작품 <화이트 유니폼>(2017)은 대만일치시기부터 이어진 열차용 도시락 산업의 현주소를 통해 성별에 따른 분업과 역사의 서술에서 배제된 목소리들을 소환한다.

이 외에도 여성의 노동과 관련한 영화 등 다양한 작품이 상영되며 상영작에 대한 자세한 정보와 시간표는 수원시립미술관 공식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수원시립미술관 박현주 홍보담당은“성별과 관계없이 모든 일하는 이들에 대한 사랑과 이해, 존중이야말로 사회 발전의 초석이 되리라 믿는다”라며 “전시를 통해 어디에서나 최선을 다해 살아온 여자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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