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시사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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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 기자) 지난주 개인투자자들이 코스피 시장에서 4조1100억원을 넘게 팔아치우며, 동시에 해외 시장에서 AI 반도체 관련주에 대한 집중 매수에 나섰다. 이는 삼성전자를 포함한 국내 주식 시장에서의 박스권 움직임에 대한 투자자들의 피로감과 미국 시장의 AI 테마 주식들이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는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SEIBro) 자료에 따르면, 특히 개인투자자들은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ETF(SOXL)'에 2억8221만 달러를 투자하며 가장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는 2월 한 달간 매수한 금액의 178%에 달하는 것으로, SOXL은 미국 ICE 반도체 지수의 일일 변동성 3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다.

이어서 테슬라와 엔비디아 주식이 각각 개인투자자들의 해외 시장에서의 주요 매수 대상이었다. 테슬라는 글로벌 시장에서 차량 가격 인상 소식이, 엔비디아는 최근 개발자 컨퍼런스 'GTC2024'에서 발표한 새로운 AI 반도체에 대한 기대감이 투자 유입을 견인했다.

또한, 비트코인 관련주인 '마이크로스트레티지'와 '2X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BITX)'에 대한 매수세도 두드러졌다. 이는 암호화폐 시장의 활성화와 함께 비트코인 랠리의 최대 수혜를 기대하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국제 금융 시장에서는 엔화로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국 국채 엔화 헤지 ETF'에 대한 관심도 상승했다. 이는 일본 중앙은행의 긴축 정책과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 속에 미·일 금리 차이 축소와 엔화 강세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개인투자자들의 이러한 해외 주식 시장으로의 대규모 자금 이동은 국내 시장에 대한 냉각된 시각과 해외 시장, 특히 AI 반도체와 관련된 기술 주식에 대한 높은 기대감이 반영된 현상으로, 향후 국내외 주식 시장의 투자 패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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