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이원희 기자) 경기 부천에서도 첫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가운데 부천시와 보건당국이 1차 양성판정을 받은 30대 남성에 대한 이동경로를 파악하는 등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김만수 부천시장은 6일 오후 시청 브리핑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1차 양성판정을 받은 30대 남성 A(36)씨에 대한 이동경로를 발표했다.

시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26~28일 부산에서 올라온 외척인 B(61)씨와 함께 '대형병원 응급실'에 입원중인 부친 C(66)씨를 병문안했다.

폐암으로 입원 중이었던 A씨의 부친은 임종이 다가와 지난달 28일 병원측으로부터 퇴원 요구를 받았다. 이어 A씨는 B씨와 함께 부친을 데리고 같은 날 오후 1시께 부천시 소사구 소사본동에 위치한 로하스요양병원으로 갔다. A씨의 아버지는 그날 오후 7시 40분께 사망했다.

A씨는 지난달 28일 오후 8시부터 30일 오전 11시까지 부천성모장례식장으로 이동해 장례식을 치렀다. 장례 기간 중 장례식장을 다녀간 조문객은 70여명 안팎이었다. 부친의 발인은 지난달 30일 오전 벽제화장장에서 화장 후 경기도 화성시 비봉읍 천주교 추모공원에 시신이 안치됐다.

A씨는 장례 절차를 모두 마친 뒤 그날 오후 8시께 처음 오한을 느껴 귀가 후 취침했다.

그는 지난달 31일 오전 10시께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 소재 회사인 '태양테크'에 출근했다가 정상근무를 하고 오후 6시에 퇴근했다. 이후 오후 9시부터 다음날인 1일 오전 7시까지 부천 소사구 역곡3동 온누리보석사우나에서 수면을 취했다.

귀가한 A씨는 오한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오전 9시 소사구 괴안동 소재 메디홀스 의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9시30분부터 해당 의원에서 근육 이완제가 포함된 수액 주사를 맞고 오후 11시에 귀가했다. 이어 부친의 삼우제를 진행하고 다음날인 2일 회사로 출근했다.

A씨는 3일에도 출근을 했다가 증상에 차도가 없자 오전 9시 30분 메디홀스의원에 재차 방문해 해열제 등 처방을 받고, 부천성모병원 진료를 권유받았다. 이어 오후 1시 54분 부천성모병원 외부진료실에 도착해 인플루엔자 양성 반응이 나와 타미플루 처방을 받고 귀가했다.

4일에도 A씨는 회사에서 정상근무를 했고, 5일에도 출근을 해 근무하다가 오후 5시 20분 부천성모병원 외부진료소를 찾았다. 그날 오후 6시 20분께 소사보건소에서 찾아와 A씨의 가검물을 채취하고 역학조사를 진행했다.

이후 6일 오전 2시 29분께 A씨의 가검물에서 메르스 1차 양성 반응이 나왔다. A씨의 양성 반응을 확인한 부천시는 곧바로 이날 이씨와 함께 살던 어머니 D(65)씨와 동생 E(35)씨의 가검물을 채취해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를 의뢰, 음성 판정을 받았다.

김만수 시장은 이날 "A씨가 그동안 방문한 병원 3곳과 장례식장에서 A씨와 접촉했을 것으로 파악되는 300여명에 대한 1차 전수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확인된 A씨의 동선에 대한 방역 작업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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